이기적 유전자 서평 — 이기적인 것은 유전자이지 인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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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시리즈 · 84편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1976년 발표 진화생물학 · 대중과학 유전자 중심 진화 · 밈 · 이타성

책 기본 정보

제목 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
저자 리처드 도킨스 (1941~)
장르 진화생물학 · 대중과학
발표 1976년 (40주년 기념판 2016년)
주제 유전자 중심 진화관, 생존기계로서의 개체, 밈, 이타성의 진화적 기원
독서 적합 고등학생 이상 / 진화론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

이 책, 한 문장으로

진화의 주인공은 사자도 인간도 아니고 유전자라는 것. 그 한 문장을 증명하려고 도킨스는 책 한 권을 썼다. 제목만 보고 오해하기 쉽지만, 정작 이 책이 하는 말은 인간이 이기적이라는 게 아니라 인간은 이기적 유전자를 거스를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것이다.

책 소개

리처드 도킨스는 1941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에서 동물행동학을 공부했고, 1976년 이 책을 냈을 때는 서른다섯 젊은 학자였다. 책의 뼈대는 도킨스가 처음부터 세운 게 아니다. 조지 윌리엄스가 1966년에 제기한 “선택의 단위는 개체이지 집단이 아니다”는 주장과 윌리엄 해밀턴의 혈연선택 이론을 대중이 읽을 수 있는 언어로 정리한 것이다. 도킨스의 기여는 그 논리를 한 단계 더 밀어붙인 데 있다. 선택의 단위는 개체도 아니고 유전자라는 것이다. 몸은 유전자가 자신을 다음 세대로 실어 나르기 위해 만든 탈것, 즉 생존기계에 불과하다. 이 관점에서 보면 어미가 새끼를 위해 희생하는 행동도, 벌이 여왕을 위해 목숨을 던지는 행동도 신비로울 게 없다. 자신과 유전자를 공유하는 존재를 돕는 건 결국 유전자 입장에서 자기 자신을 돕는 셈이기 때문이다. 책 후반부에 등장하는 밈 개념은 원래 논지에 딸린 부록에 가까웠는데, 지금은 오히려 더 유명해졌다. 문화도 유전자처럼 복제되고 경쟁하고 선택된다는 발상이다. 이 책은 나오자마자 대중과 학계 양쪽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동시에 “인간은 유전자의 노예”라는 식으로 오해받으며 오래도록 논쟁의 한복판에 섰다.

핵심 메시지

MESSAGE 01
자연선택의 단위는 종도 개체도 아니라 유전자다. 살아남는 것은 강한 개체가 아니라 복제에 능한 유전자다.
MESSAGE 02
몸은 생존기계다. 유전자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니 자신을 실어 나를 그릇으로 몸을 빌려 쓴다.
MESSAGE 03
밈은 문화의 유전자다. 노래, 유행어, 종교적 믿음도 사람의 머리에서 머리로 복제되며 경쟁한다.
MESSAGE 04
이타성도 진화로 설명된다. 혈연을 돕는 행동과 되갚음을 전제로 한 협력은 유전자의 이익과 어긋나지 않는다.

🎓 서평 A — 전문가 시각

★★★★★

이 책이 진화생물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명확하다. 조지 윌리엄스가 집단선택론을 논박한 논리를 대중서의 형태로 완성한 것이다. 자연선택이 종의 번영을 위해 작동한다는 통속적 믿음, 이른바 집단선택론은 1960년대까지도 널리 퍼져 있었다. 도킨스는 이를 정면으로 뒤집는다. 선택은 유전자 수준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 명제 하나로 개체의 이타적 행동, 부모의 자식 사랑, 심지어 노화까지 설명하는 틀이 새로 짜였다. 특히 혈연선택 이론을 일반 독자의 언어로 옮긴 솜씨는 지금 다시 읽어도 감탄스럽다. “유전자의 눈으로 보라”는 비유 하나로 해밀턴의 수식을 직관적으로 풀어냈다. 다만 학문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지점도 있다. 유전자를 의인화해 “이기적”이라 표현한 수사법은 이해를 돕는 동시에 오해도 낳았다. 유전자는 의도를 갖지 않는다. 그저 복제에 유리한 방식으로 살아남을 뿐이다. 이 책 이후 진화생물학은 유전자 중심 모델과 다수준 선택론 사이에서 여전히 논쟁 중이다. 그래도 이 책이 진화론 대중화에 남긴 지분은 부정할 수 없다. 다윈 이후 가장 널리 읽힌 진화생물학서라는 평가는 과장이 아니다.

총평: 대중과학서가 도달할 수 있는 학문적 정확성의 최고봉

👤 서평 B — 일반 독자 관점

★★★☆☆

제목만 보고 집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이기적 유전자”라는 제목은 인간이 원래 이기적인 존재라고 말하는 것 같지만, 책의 결론은 정반대에 가깝다. 도킨스 스스로도 나중에 “이타적 유전자 운반체” 정도가 더 정확한 제목이었을 거라고, 심지어 제목을 바꾸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만큼 제목 하나가 반세기 동안 오해를 만들어낸 셈이다. 내용은 흥미롭다. 특히 몸을 유전자의 운반 수단으로 보는 대목은 처음 읽으면 소름이 돋는다. 다만 일반 독자로서 아쉬운 점도 있다. 유전자 하나에 모든 걸 환원해서 설명하려는 태도가 곳곳에서 지나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타심, 사랑, 심지어 문화까지 유전자의 언어로 번역하다 보면 정작 인간다움이 남는 자리가 좁아진다. 유전자 결정론이라는 비판이 이 책을 계속 따라다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밈 개념도 재미있지만 뒤로 갈수록 억지스럽게 확장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좋은 과학책이지만, 그 결론을 삶의 태도로 그대로 옮기기에는 조심스럽다.

총평: 통찰은 크지만 제목과 환원주의 논쟁을 함께 안고 읽어야 하는 책

이런 분께 추천 · 비추천

추천합니다

  • 진화론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독자
  • “이기적”이라는 제목의 진짜 의미가 궁금한 분
  • 밈, 유전자 등 대중화된 과학 개념의 원전을 찾는 분

비추천합니다

  • 과학적 설명을 곧장 도덕적 결론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분
  • 환원주의적 서술에 거부감이 강한 독자

인상적인 구절

“우리는 생존 기계다. 유전자라는 이기적 분자를 보존하도록 맹목적으로 프로그램된 로봇 운반체다.”
—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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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사람
김현욱 · 웰그로우연구소(WellGrow Lab) 운영

외국어 학습(영어·러시아어·한국어)과 건강·심리학·공부법을 직접 공부하고 실험하며 기록합니다. 러시아어는 격변화·이동동사처럼 한국인이 특히 막히는 지점을 정리했고, 고전 100권 읽기 서평을 매일 한 편씩 연재하고 있습니다. 번역기를 돌린 글이 아니라, 배우고 겪은 것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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