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Brave New World
책 정보
| 제목 | 멋진 신세계 (원제: Brave New World) |
|---|---|
| 저자 | 올더스 헉슬리 (Aldous Huxley, 1894~1963) |
| 장르 | 디스토피아 소설 · 고전문학 |
| 출판연도 | 1932년 (영국) |
| 참고 | 안정효 역(소담), 이덕형 역(문예출판사) 등 다수 |
어떤 책인가
서기 2540년경의 세계국가. 인간은 공장에서 배양되어 태어나기 전에 계급이 정해진다. 알파는 지배하도록, 엡실론은 단순노동에 만족하도록 설계된다. 불만이 생기면 부작용 없는 행복약 “소마”를 먹으면 되고, 사랑 대신 자유로운 쾌락이, 가족 대신 국가가 있다. 모두가 행복하다 — 행복하도록 만들어졌으니까. 이 완벽한 세계에 “야만인 보호구역”에서 자란 존이 들어오면서, 행복의 정체가 시험대에 오른다.
셰익스피어를 읽고 자란 야만인 존과 세계국가 총통 무스타파 몬드의 후반부 논쟁은, 디스토피아 문학 전체에서 가장 밀도 높은 대화로 꼽힌다.
핵심 메시지
디스토피아 소설의 양대 산맥에서 헉슬리가 오웰보다 앞선 것이 하나 있다. 출간 연도가 아니라 예언의 방향이다. 오웰은 우리가 미워하는 것이 우리를 지배할 것이라 했고, 헉슬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이 우리를 지배할 것이라 했다. 책을 불태우는 권력보다, 아무도 책을 읽고 싶어 하지 않는 사회가 먼저 온다는 것. 21세기의 독자라면 어느 쪽 예언이 더 정확했는지 판정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로서의 균형은 고르지 않다. 전반부의 세계 설정은 경이롭지만 인물들의 서사는 상대적으로 얇고, 존의 등장 이후에야 이야기가 본격적인 추진력을 얻는다. 그러나 16~17장, 존과 총통의 논쟁에 이르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 행복과 자유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무엇을 고를 것인가를 이만큼 정직하게 다룬 장면은 철학책에도 드물다.
1984를 먼저 읽고 이 책을 읽었는데, 무서움의 종류가 달랐다. 1984는 “저런 세상이 오면 어쩌지”라는 공포였다면, 멋진 신세계는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라는 기시감이었다. 기분 나쁠 때 집어 드는 스마트폰, 알고리즘이 골라주는 즐거움, 깊은 생각을 대신해 주는 짧은 영상들. 소마가 알약이 아니라 앱의 형태로 이미 도착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읽는 재미로 말하면 전반부 세계 묘사가 의외로 흥미진진하다. 인간 부화 공장 견학 장면은 SF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다. 중반에 늘어지는 구간이 있지만, 야만인 존이 “멋진 신세계”에 충돌하기 시작하면 속도가 붙는다. 다 읽고 나면 행복이라는 단어를 한동안 따옴표 없이 쓰기 어려워진다. 그것이 이 책이 주는 가장 값진 불편함이다.
이런 분께 추천 / 비추천
- 1984를 읽었다면 반드시 짝으로 읽어야 할 분 — 두 예언의 비교가 백미
- 알고리즘과 숏폼에 끌려다니는 기분이 든 적 있는 분
- SF적 세계 설정을 즐기는 독서가
- 인물 중심의 감정 서사를 원하는 분 — 이 책의 주인공은 시스템이다
- 결말의 카타르시스를 원하는 분 — 마지막은 꽤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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